“은퇴한 목회자, 신학자, 선교사님을 하와이 한인 교민 학생들 위한 신학교 교수님으로 모십니다”
가난하고, 병들고, 소외되고… 복음은 누구에게나 기쁜 소식 돼야.
“후학들이 복음을 제대로 배워 목사와 선교사등 사역자로 헌신할 수 있도록 가르칠 사명 가진 분들을 하와이로 모십니다.”
배우려는 학생은 있는데 교수가 없어 고민인 곳이 있다. 미국 하와이 주의 호놀룰루에 위치한 하와이 이반젤 신학대학(원) 하와이 분교. 목회자, 선교사, 사회복지사가 되기 원하는 인재들의 요람을 꿈꾸는 이반젤 신학대학(원)은 미국정부가 인가한 정규 대학으로, 한인 교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하와이분교를 졸업하면 캘리포니아의 본교에서 졸업장을 받는다.
하지만 한정된 교민사회에서 실력 있는 교수를 모시는 일이 하늘의 별따기, 고심 끝에 본국인 한국에서 열정과 실력을 겸비한 교수진을 확보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이를 위해 하와이 분교 학장인 김덕환 목사(61, 하와이 백향목교회 담임)가 한 달 일정으로 귀국했다.
사명자들을 키워내는 요람
“교수가 부족하다보니 4년의 학사 과정을 졸업하는 데 7, 8년이 걸리기도 해요. 하나님 일 하는 일꾼들을 기르는데 제대로 가르쳐야지 적당히 할 순 없으니까요. 선교적인 사명감으로 학생들을 지도해 주실 분들을 찾고 있습니다.”
하와이 주 120만 명의 인구 가운데 한국인은 4만 5천 명이고 70개 정도의 한인교회가 있다.
학교는 각기 16주씩 봄·가을학기로 진행하며 학비가 전액 무료다보니 실력 있는 교수를 초빙하는 데도 어려움이 적지 않은 현실이다.
야간반만 운영하는데 교수가 부족해 학점을 이수하는 기간도 그만큼 길어질 수밖에. 그래도 “매사에 정확하고 분명하게 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려니 학사 졸업만 7, 8년씩 걸리기도 하고, 배우던 학생들이 다른 곳으로 가도 붙잡을 수 없는 사정이다. 현재 재학생은 25명, 정원을 물으니 “채워진 적이 없어서”라며 말을 흐리는 김덕환 목사, “그것이 이민사회의 현실”이라고 했다. 그래도 하와이에서 한인을 대상으로 하는 신학교 중에는 하와이 이반젤 신학대학(원) 하와이 분교의 학생 수가 가장 많다고 소개했다.
학교를 설립한 지 9년 됐는데 졸업자는 5명, 졸업을 기다리다 못해 학교를 옮긴 학생이 일주일 만에 목사가 됐다는 소식까지, 허술한 시스템의 유혹에 학생들이 내몰리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어 한국교회에 도움을 호소하고 나선 것이다.
“이번에 18개의 방을 갖춘 기숙사를 마련했습니다. 은퇴하신 목회자나 신학자, 선교사님들 가운데 이민 목회지를 살린다는 사명감으로 헌신해 주실 분들이 방의 주인공이 되실 것입니다. 항공료를 자부담해서 오시면 숙식은 저희가 책임지고 섬기겠습니다. 낮에는 천혜의 휴양지인 하와이의 풍광을 만끽하시고 저녁시간에 학생들을 위해 알찬 내용으로 3개월 특강을 헌신해 주실 분을 찾습니다.”
선한 사마리아인의 삶
굳이 어려운 이민목회 환경에서 양질의 신학 교육을 이토록 갈구하는 이유가 뭘까? 이 목사는 “예수께서 삶으로 보여주신 선한 사마리아인으로 살아갈 사명자들을 길러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 목사가 담임하는 백향목교회는 하와이에서 가장 활발하게 선교활동을 펴는 교회로서 굿사마리탄 재단을 설립해 다양한 사역을 진행해왔다.
어르신들의 건강한 삶을 위한 ‘한인 경로대학’, 마약환자 갱생원 ‘사랑의 집’, 극빈자를 위한 ‘푸드뱅크’, 홈리스 쉘터 자활농장, 한민족의 정체성과 문화·언어·예절을 가르치는 ‘대한 민족학교’, 굿사마리탄 자선재단 장학재단 등을 운영하고 있다. 또 2017년까지 2.5 에이커 땅에 규모 있고 경관 좋은 양로원도 지을 예정이다. 이벤젤 신학대학(원) 하와이 분교 역시 굿사마리탄 재단에 속해 있다. 놀라운 것은 이런 사역들을 정부의 도움 없이 감당하고 있다는 것.
굿사마리탄 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김덕환 목사는 “하와이 한인 교민들과 현지인들에게 선한 사마리아인으로 교회가 자리매김 하도록 힘껏 섬기고 있다”면서 콩 한 조각을 나누는 심정으로 행동하는 작은 기부와 자선이 외롭고, 험하고, 눈물 많은 세상을 따뜻하고, 사랑이 가득한 아름다운 세상으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신학교는 우선 굿사마리탄 재단에서 함께 일할 일꾼들을 키워내기 위해 세운 것이었기에 제대로 가르치고 배우는 터전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바람이 컸다. 또 교민 사회에 제대로 된 신학교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분명한 기준을 고수해 오고 있는 것이다.
김 목사가 백향목교회에 부임한 후 13년 간 이런 사역들을 정직한 걸음으로 진행해 온 결과 지역에서도 인정받아 시의회 등으로부터 공로패 등 11번이나 상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하와이 주 시의회에서 380개의 NGO 가운데 최우수 재단으로 선정됐다.
김 목사의 사역은 스페인 선교사로 13년 간 지낼 때부터 이어진 것이다. 스페인 라스팔마스에서도 스페인 백향목교회와 신학교, 그리고 다양한 구제와 섬김 사역을 진행했었다. 아프리카 등지에 12명의 선교사를 파송해 100%를 백향목교회에서 지원하는 등 사역이 활발했다.
목회 하나만 성공적으로 하기도 쉽지 않다는 게 이민 목회인데, 어떻게 한 교회가 정부 지원도 없이 다양한 사역을 감당하는 걸까? 물론 성도들의 지원과 협력이 크지만 지역에 끊임없이 선한 사역을 펴온 결과 교민들 가운데서도 후원이 이어지고 있다. 이것이 가능한 건 사역을 이끄는 김 목사가 늘 앞장서서 헌신하기 때문이다.
“사역자가 정직, 깨끗해야 하는 건 당연한 거고, 먼저 100% 헌신하면 일이 되더군요. 내 욕심 부렸다면 이런 일들은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가난한 자 모이는 삼류교회?
김 목사는 굳이 많은 사역을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교회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가난한 사람, 병든 사람,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을 돕고 그들에게 복음을 통해 삶의 빛을 발견하도록 돕는 게 예수님이 하신 목회였다”며 오늘의 교회도 그 일을 해야 한다고 목회소신을 밝혔다.
교회가 하는 일들이 알려져 이제는 다른 교회에 노숙자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들어오면 으레 백향목교회로 보내기도 한다. 영사관에서도 오갈 데 없는 여행자들을 보내온다. 때로는 “저 교회는 가난한 사람들이 모이는 삼류교회”라는 말도 뒤에서 들려온다. 하지만 김 목사는 “예수님도 하층 빈민들을 위한 목회를 하셨다”면서 “교회와 굿사마리탄 재단은 도움이 필요한 모든 이들에게 착한 사마리아인이 되어줄 것”이라며 복음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덕환 목사는 2월 24일 귀국해 집회 등의 일정을 마치고 3월 24일 출국한다
(하와이 연락처 : 1-808-255-1234, 한국 임시 연락처 : 010-5677-4169).
<기사출처 : 복음인(http://www.ingn.net)>